2025. 3. 8. 14:30ㆍ노랑지현 마음노트
지난 글에서, 조직이나 공동체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는 확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돌아보면 우리는 '정말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특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쩌다 보니 흐름에 떠밀려 이루어진 것 같다면, 그 선택이 내 것이 맞는지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진짜로 선택한 삶'이라는 확신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만약 지금 그것이 없다면, 너무 늦은걸까요?
1. 우리는 정말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 질문을 사회심리학적으로 풀어보면, 사람들은 대체로 '내가 선택한 것 같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환경과 타인의 기대에 의해 결정된 경우가 많아요. 이를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자기 결정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SDT)' 라고 합니다.
자기 결정 이론에 따르면, 사람이 진정한 의미에서 '내가 선택한 삶'이라고 느끼려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자율성(Autonomy) - 내가 선택했다고 느끼는가?
: 외부의 압력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에서 결정된 것인가?
2) 유능감(Competence) - 이 선택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
: 내가 이 선택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가?
3) 관계성(Relatedness) - 이 선택이 나의 정체성과 연결되는가?
: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가?
이 세 가지 요소가 만족될 때, 우리는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반면,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이게 정말 내 선택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 남아 있는 선택을 했다고 해도,
- 자율성이 부족하면 ->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 유능감이 부족하면 -> '내가 이 선택을 감당할 수 있을까?'
- 관계성이 부족하면 -> '이 선택이 정말 나와 맞는 걸까?'
이런 고민이 끊임없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2. 선택의 확신이 없다면, 지금 너무 늦은 걸까?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건 아닐까?' 라는 불안을 느낍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선택의 확신이란 언제든 다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지 부조화란, '내가 원했던 삶'과 '내가 현재 사는 삶'이 불일치 할 때 생기는 불편한 감정입니다. 이런 불일치가 계속되면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뇌는 이 불일치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즉, 선택이 명확하지 않을 때라도, 우리가 주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이 '내가 선택한 삶'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즉, 지금 당장 '완벽한 선택의 확신'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선택 이후에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이건 내 선택이었어' 라는 확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3. 선택의 확신을 얻기 위한 3단계 실천법
■ 1단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기
- 지금 상황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보세요.
- 조직이나 공동체의 문화는 내가 당장 바꿀 수 없지만, 내가 여기에 머무는 태도는 바꿀 수 있습니다.
■ 2단계: 작은 선택부터 '내가 선택한 것'으로 만들어보기
- 출근 시간, 일하는 방식, 인간관계 등에서 작은 선택을 의식적으로 해보세요.
- 예를 들어,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회사에 다닌다'가 아니라, '나는 지금 이 회사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관점을 바꿔보는 겁니다.
■ 3단계: 선택을 위한 나만의 기준 만들기
- 선택의 확신이 없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1년 후, 3년 후, 5년 후의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선택을 정리해 보세요.
늦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는 확신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 지금 선택의 확신이 없더라도, 우리가 주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면, '내 선택이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선택'이 아니라, '지금부터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입니다.
지금 내 선택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을 주도하고 있다'는 감각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 감각이 쌓일 때, 우리는 어느 순간 '나는 내 인생을 내가 선택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마음노트 프롤로그
우리는 매일 수많은 감정을 경험합니다. 기쁨, 슬픔, 분노, 외로움... 그리고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함까지.마음이란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때론 우리를 위로하고, 때론 혼란스
mukgongsa.tistory.com
[마음노트] 마음의 시작, 심리에 대하여 (근데 퇴사 고민을 곁들인...)
[마음노트] 마음의 시작, 심리에 대하여 (근데 퇴사 고민을 곁들인...)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감정을 오갑니다.어떤 날은 행복하고 가벼운 마음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해지기도 합니다.때로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때로는 알 수 없는 외로
mukgongsa.tistory.com
[마음노트] 그들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 그리고, 따라가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마음노트] 그들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 그리고, 따라가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오늘은 저처럼 어떤 집단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같이 나누고, 제가 생각하고자 하는 방향을 공부를 통해 승화(?) 시키고자 해요.저는 이직 후, 새로운 회사에서
mukgongsa.tistory.com
[마음노트] 모든 것이 사라져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 다지기
[마음노트] 모든 것이 사라져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 다지기
지난 글에서 저는 두 가지 문제를 남기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에는 이 두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해요! 첫 번째 문제: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떠나고, 나는 남아있다.두 번
mukgongsa.tistory.com
'노랑지현 마음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신건강 시리즈] 우울증: 증상, 자가진단, 극복방법, 치료방법 (0) | 2025.03.09 |
---|---|
[정신건강 시리즈] ADHD 증후군: 원인, 증상, 자가진단, 치료방법 (0) | 2025.03.08 |
[마음노트] 모든 것이 사라져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 다지기 (0) | 2025.03.06 |
[마음노트] 그들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 그리고, 따라가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0) | 2025.03.06 |
[마음노트] 마음의 시작, 심리에 대하여 (근데 퇴사 고민을 곁들인...) (1) | 2025.03.05 |